전통 막걸리와 양조장 막걸리
술은 유교적 농업국가였던 조선 사회에서는 매우 중요한 음식물이었습니다. 지배층이었던 양반들의 가장 큰 책무는 제사를 지내는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중요한 일은 손님을 접대하는 일이었습니다. 이른바 봉제사접빈객(奉祭祀接賓客)은 조선 시대 양반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일입니다. 이때 가장 필요한 음식이 바로 술이었습니다.

기산 김준근 풍속화
‘밭 갈고 부종하는 모양’
조선은 농업국가였습니다. 농업은 국부의 근간이었으며 백성의 대부분이 농민이었습니다. 조선 시대 농민들이 주로 마시던 술은 탁주, 농주 등으로 불리던 막걸리였습니다. 막걸리는 쌀로 만든 술로 열량이 높아 몇 잔만 마셔도 배가 부르는 술이었습니다. 또한, 적당히 마시면 그리 취하는 술이 아니었기에 농사일을 하며 마시기에 좋은 술이었습니다.
그래서 조선 시대에는 집집마다 술을 만들었습니다. 이른바 가양주 문화의 전성기였습니다. 대체로 술에는 귀하고 천함이 없습니다. 다만 조선 시대 양반가에서는 일반적으로 청주(맑은 술)를 주로 마셨고, 일반 백성들이나 주막에서는 대개 막걸리와 같은 탁주를 마셨습니다. 현재도 명문 종갓집에서는 집안마다 전해오는 술을 빚는 비법들이 있는데, 대체로 청주 계통의 술이고, 탁주의 비중은 낮은 편이었습니다.
막걸리 만드는 방법
막걸리는 술을 빚은 후에 술밑을 걸러서 만듭니다. 막걸리를 빚는 여러 가지 방법 가운데, 민간에서 널리 빚었던 과정을 간략히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잘 씻은 쌀을 물에 불린 다음
채반을 이용해 물기를 제거합니다.
쌀은 시루나 찜솥으로 쪄서 막걸리의 재료인 고두밥을 만듭니다.
만들어진 고두밥은 넓게 펼쳐서 충분히 식혀 줍니다.

항아리에 고두밥, 누룩, 물을 넣고 잘 섞어줍니다.

항아리 입구를 천 등으로 덮고 실내온도가 15~25℃로 유지되는 곳에 두고 발효시킵니다. 발효를 시작한 뒤 처음 3~4일간 하루에 한두 번씩 막걸리를 저어줍니다.

거품이 부글부글 끓으며 발효가 진행됩니다.

술이 익어갑니다.

7~12일 뒤 더 이상 거품이 나지 않고 윗부분이 맑아지면 채반이나 광목으로 걸러줍니다. 흐린 우윷빛의 도수가 높은 탁주가 만들어집니다.

걸러낸 탁주에 적당량의 물을 섞어서 희석해 줍니다.
이후 적당한 시간 동안 다시 숙성시킨 후 마시면 됩니다.
[※ 막걸리 만드는 방법은 제조자의 경험 등에 따라 다소 다를 수 있습니다.]
요즘 젊은 세대에게 막걸리가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유튜브에는 다양한 막걸리 제조 영상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또한, 막걸리를 직접 만들어 마실 수 있는 여러 재료가 판매되고 있습니다. 막걸리를 만들어 보고 싶은 분들은 다음 유튜브 영상을 참고하세요.

술독 (높이 55.5 / 입지름 31 / 바닥지름 31)

누룩틀 (높이 10 / 지름 24)

용수 (높이 34 / 너비 21.5)

쳇다리 (길이 76 / 너비 62)

양조장에서 만드는 막걸리
양조장에서는 어떻게 막걸리를 생산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입국' 만들기
일제강점기부터 시작된 우리나라의 양조장에서 만들어지는 막걸리는 전통적인 제조법과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그 차이는 막걸리를 발효시키는 촉매제라 할 수 있는 누룩에 있었습니다. 대개 전통 누룩은 발효 미생물을 제어하기 힘들어 술을 빚을 때마다 술의 품질과 맛에 많은 차이가 났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일제강점기부터는 일본에서 들어온 입국방식을 사용하여 술의 질을 평균화했습니다. 입국이란 누룩곰팡이를 배양한 종국을 살포하여 종균을 증식시킨 효소제를 말합니다.
양조장 막걸리
양조장에서는 증미, 발효, 제성, 병입의 과정을 거쳐서 막걸리가 만들어집니다.
증미,
술밥을 만들다
증미는 쌀 등의 원료로 술밥을 찌는 공정입니다.
이때 대개 쪄진 술밥을 식히는
냉각대가 함께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증미냉각이라고도 합니다.
발효,
술을 익히다
발효는 양조 과정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공정입니다.
막걸리의 발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온도 관리라고 합니다.
적정한 온도가 유지되어야만 맛있는 막걸리를 익힐 수 있습니다.
대개 발효실의 온도는 20~25℃ 정도로 유지한다고 합니다.
술밥과 누룩을 같이 넣어서 익힙니다.
제성,
술을 다듬다
제성은 발효가 끝난 술을 거르고 도수를 조정하고
제품에 따라 여러 가지 첨가물을 넣어서 술을 재가공하는 공정입니다.
여과기를 사용하여 술과 술찌꺼기를 분리하여 탁주(막걸리)를 얻습니다.
병입,
술을 담다
병입은 만들어진 막걸리를 병에 담는 공정입니다.
예전에는 막걸리를 말통에 담아서 판매하였습니다.
요즘도 찌그러진 양은주전자와 양은사발이 막걸리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아이콘으로 인식되고 있는데,
막걸리는 본래 말통에 담아서 술집으로 배달이 되고
술집에서는 양은주전자에 막걸리를 담아서 팔았기 때문입니다.

옹기술춘 (높이 43.8 / 입지름 9.8)

술병 (높이 25.5 / 입지름 4.5)

백자주병 (높이 33 / 입지름 4.3)

자라병 (길이 20 / 너비 18)